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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쓰라고 금리 내렸는데…예금 되레 늘어 ‘돈맥경화’
 
최윤옥   기사입력  2019/10/18 [09:39]

 

‘1% 초저금리시대’에도 은행만 북적

경기 둔화·부동산 침체 등

불확실성에 ‘안전투자’ 증가

은행은 오히려 ‘대출’ 줄이기

경향신문

 


돈이 시장에서 돌지 않고 금융기관에 묶여 있는 ‘돈맥경화’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다. 주요 시중은행 5곳에서만 1년 새 정기예금이 70조원 가까이 늘었다. 국내외 경기 둔화와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 주식시장 침체 등의 여파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자금이 1%대 초반의 초저금리에도 불구하고 안전자산인 예금으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행이 올해만 두 차례나 기준금리를 인하하며 돈 풀기에 나서고 있지만 가계와 기업은 투자와 소비를 늘리기는커녕 오히려 줄이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이 장기화하면 한국 경제가 저성장의 늪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KB국민·KEB하나·우리·NH농협 등 주요 5개 시중은행의 지난 9월 말 정기예금 잔액은 653조6000억원으로 1년 전(585조3600억원)에 비해 68조2400억원 늘었다. 정기예금 잔액은 2017년 2분기부터 10분기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은이 올해에만 두 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했지만 시중자금이 주식시장이나 부동산시장으로 가지 않고 은행 예금에 몰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들 은행이 현재 판매 중인 1년짜리 정기예금의 기본금리는 1.10~1.50% 수준이다. 한은이 전날 기준금리를 1.25%로 낮추면서 향후 예·적금 등 수신금리는 더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예금에 돈이 몰리는 이유는 경기 둔화와 금융시장 불안 등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 때문이다. 신언경 한국투자증권 반포PB센터장은 “고객들에게 투자상품을 상담하다보면 대부분이 ‘국내외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 때문에 섣불리 투자하기가 망설여진다’고 한다”며 “최근 파생결합상품(DLF·DLS) 사태도 개인들의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기업도 돈을 풀지 않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업의 설비투자는 전년 동월 대비 2.7% 감소했다.

‘돈맥경화’ 현상은 다른 지표에서도 쉽게 감지된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현재 요구불예금 회전율은 19.8%, 저축성예금 회전율은 1.2%로 지난해 말(각각 20.4%, 1.3%) 대비 하락했다. 명목 국내총생산(GDP)을 시중통화량(M2)으로 나눈 화폐유통속도는 올 1분기 0.68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시중자금이 소비와 투자로 이어지지 않고 은행에 묶여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은행이 대출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면서 돈이 돌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은행이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규제를 의식해 위험자산인 대출을 줄이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효과에 대해서도 회의론이 제기된다.

홍춘욱 숭실대 겸임교수(금융경제학)는 “한은을 비롯해 세계 주요 은행들이 마이너스 혹은 제로금리 정책을 펼치는 이유는 통화 공급 확대를 통한 경기부양이 목적인데, 은행이 대출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고 투자 의지가 없는 기업 역시 대출을 굳이 받으려 하지 않는다”며 “가계와 기업이 투자와 소비를 하지 않는 상태가 장기간 이어지면 한국 경제가 저성장의 늪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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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10/18 [09:39]  최종편집: ⓒ 정책평가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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