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껏 먹어도 살 찔 걱정 없다? 시장 열린 ‘저칼로리 아이스크림‘

이은경 | 기사입력 2019/07/19 [10:49]

마음껏 먹어도 살 찔 걱정 없다? 시장 열린 ‘저칼로리 아이스크림‘

이은경 | 입력 : 2019/07/19 [10:49]

 

4분의 1 열량으로 달콤함 충전

미국선 이미 다이어트식으로 인기

다이어트할 때 아이스크림을 먹어도 될까? 이 질문에 대해 전문가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은 “아니다”라고 답한다. 달콤하고 풍부한 맛을 내기 위해 설탕과 지방을 많이 사용하는 아이스크림의 특성상 높은 열량은 피해갈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식사를 소량으로 제한하는 다이어트를 하다 보면, 자연스레 달달하고 시원한 아이스크림이 당기기 마련. 특히 날씨가 더운 지금 같은 여름철엔 유혹이 더 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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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7일 서울 강남구 가로수길에서 론칭 행사를 연 미국 저칼로리 아이스크림 헤일로탑. 통에 써 있는 숫자가 470mL들이 한통을 먹었을 때의 열량이다. [사진 헤일로탑]

 


최근엔 이런 심리를 제대로 공략하는 ‘저칼로리 아이스크림’이 속속 등장하며 시장을 형성하는 중이다. 저칼로리 아이스크림이란 말 그대로 여느 아이스크림에 비해 열량이 현저하게 낮은 아이스크림을 말한다. 일반 아이스크림의 경우 파인트(약 470mL) 한통 기준으로 열량이 1000kcal가 넘는 게 일반적이지만, 저칼로리 아이스크림은 이의 3분의 1에서 4분의 1 수준인 240~330kcal다. 낮은 열량 때문에 ‘다이어트 아이스크림’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지난 7월 17일 서울 강남구 가로수길에서는 미국의 유명 저칼로리 아이스크림 브랜드 ‘헤일로탑’이 론칭 행사를 열었다. 세계적으로 저칼로리 아이스크림을 알린 브랜드로, 국내에는 (주)동서가 수입해 대형마트와 편의점 위주로 유통할 예정이다. 이 아이스크림은 2012년 미국인 변호사 저스틴 울버톤이 당뇨 위험 진단을 받고도 달콤한 디저트의 유혹을 떨치기 어려워 직접 만들었다. 열량과 지방을 낮추고 단백질 함유량을 높였는데, 이를 2016년 패션지 ‘GQ’의 한 기자가 이 아이스크림만 먹고 10일간 다이어트를 해 4.5kg을 감량한 후 체험기사를 써 화제가 됐다.

국내에서도 이미 저칼로리 아이스크림 브랜드가 10여 종 정도 소개됐다. 자동차 연구원 출신의 민진홍 대표가 만든 ‘라라스윗’은 2017년 출시해 마켓컬리·쿠팡·이마트몰 등에서 판매되고 있다. 열량은 헤일로탑보다 낮은 240~280kcal 수준(470mL 기준)으로 우유·달걀 등을 사용해 열량을 줄이는 것 외에도 ‘건강함’을 컨셉트로 내세운다. 또 다른 국내 브랜드 ‘스윗랜드’는 포장 단위를 100mL로 낮춰 “1통에 50kcal”를 강조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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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와 달걀을 사용해 건강함을 내세운 국내 저칼로리 아이스크림 '라라스윗'. [사진 라라스윗]

 



저칼로리 아이스크림의 비밀

아이스크림의 열량이 높은 이유는 설탕과 지방 때문이다. 저칼로리 아이스크림은 이 두 성분을 다른 것으로 대체하거나 줄이는 방법으로 열량을 줄인다. 단맛을 위한 재료인 설탕은 기존 아이스크림에 사용하는 양에 비해 적은 양을 넣거나 아예 사용하지 않는다. 대신 설탕 열량의 약 5% 수준의 열량을 내는 알룰로스나 열량은 없으면서 200배 강한 단맛을 내는 스테비아, 체내 흡수율이 거의 없는 에리스리톨 등의 천연 감미료를 사용한다. 지방 역시 사용량을 확 낮추고 단백질 함량을 높여 밀도감을 높이는 방법을 쓴다.

이를 먹어본 사람들의 반응은 좋은 편이다. 저칼로리 아이스크림을 즐겨 먹는다는 이지은(30) 씨는 “설탕·지방을 줄이니 맛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먹어보니 다른 아이스크림과 큰 차이가 없어 기왕이면 칼로리가 적은 저칼로리 아이스크림을 선택한다”고 말했다. 온라인몰에도 “질감이 셔벗 같은 느낌이 있다. 그래도 맛은 풍부하다” “낮은 열량으로 달달함을 충전해준다”는 등 호감을 나타내는 후기가 대다수다. 맛이 같다면 열량이 낮다는 점에 매력을 느낀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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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스킨라빈스 레인보우 샤베트

 


배스킨라빈스 역시 저열량 아이스크림이 인기가 높아지는 추세다. ‘레인보우 샤베트’‘31요거트’‘애플민트’ 등 100kcal대의 저칼로리 아이스크림이 있는데, 1986년에 출시한 레인보우 샤베트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이 10% 이상 늘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낮은 열량이 매력적이더라도 다이어트를 위해 저칼로리 아이스크림을 남용하는 건 옳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비만클리닉 365mc의 식이영양위원회 전은복 영양사는 “단백질 함량을 늘리고 대체 감미료로 당 함량을 줄였다고는 해도, 단맛에 익숙해진다는 단점이 있어 양을 제한하는 것이 좋다. 설탕을 사용하지 않아 인슐린 자극에 영향을 덜 미칠 수 있으나 단맛에 익숙해지다 보면 더 단 맛을 찾게 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다이어트 중 아이스크림이 정말 먹고 싶을 땐 차라리 우유나 무가당 요거트 등에 과일을 넣고 얼려서 시원한 맛을 즐기도록 권장하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설탕 대신 사용하는 대체 감미료에 대해서도 조심해야 할 부분이 있다. 가정의학과 전문의 이경우 원장(아야알러리스가정의학과)은 “천연 감미료라 할지라도 대체 감미료는 인슐린·포도당 수치를 낮춘다는 연구 보고가 있다”며 “저혈압·저혈당이거나 당알코올에 과민 반응을 하는 사람, 임산부에겐 해로울 수 있으니 가급적 피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정도를 걷는 얼론인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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