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 등장 후, 줄사퇴 고위직 후임인사가 첫 시험대

김석순 | 기사입력 2019/07/17 [09:37]

윤석열 검찰총장 등장 후, 줄사퇴 고위직 후임인사가 첫 시험대

김석순 | 입력 : 2019/07/17 [09:37]

 격랑 속에 닻을 올렸다.”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윤석열(59·사법연수원 23기·사진) 신임 검찰총장 후보자의 임명을 재가하자 한 검사장 출신 변호사가 한 말이다. 표현대로 현재 검찰은 거센 파도에 휘말린 상태다. 당장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등 검찰 권한을 대폭 축소하는 이른바 ‘검찰개혁’ 법안이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돼 있다. 25일 0시 출범하는 ‘윤석열 호’에 대한 검찰 내부의 시선은 ‘기대 반, 우려 반’이다.

윤석열 차기 검찰총장은 임명 직후 별다른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현 문무일(58·18기) 총장의 임기가 오는 24일까지로 일주일가량 남아 있어서다. 윤 차기 총장 측은 입장 표명이나 공개 활동은 자제하되 다만 물밑에선 차기 검찰 고위직 인선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윤 차기 총장의 임명으로 검찰 고위직의 줄사퇴가 예상된다. 그가 후보자로 지명된 이후 검찰을 떠났거나 사의를 밝힌 검찰 고위직 인사는 봉욱(54·19기) 전 대검 차장을 비롯해 모두 8명이다. 현재 검찰총장 바로 아래 직급인 고검장급 9자리 가운데 5곳이 공석이다.

윤 차기 총장의 임기가 시작되면 고검장에 오르지 못하는 선배 기수들의 줄사퇴로 대규모 후속 인사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법조계에선 이 검찰 내부 인사가 윤 차기 총장의 첫 리더십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서울중앙지검장에 부임한 윤 차기 총장은 국정원 댓글 수사팀과 최순실 국정농단 특검팀 등지에서 함께했던 후배 검사들을 대거 서울중앙지검으로 불러들였다. 이 때문에 ‘자기 사람 챙기기’란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지난 8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는 여당(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이철희 의원도 “이른바 ‘윤석열 사단’이 인사를 독식했다는 논란이 야기될 수도 있다. 잡음이 안 나오게 준비를 해 주셔야 한다”고 당부했다. 수도권 지역에 근무하는 중간 간부급 검사는 “윤 차기 총장의 경우 수사 관련 업무는 몰라도 전체 조직을 관리한 경험은 많지 않다는 평이 있다”며 “다가올 검찰 인사의 공정성 여부가 첫 리더십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차기 총장에 대한 검찰 내부의 기대도 상당하다. 정치권력 등 외풍에 흔들려온 검찰 조직의 중심을 잡아줄 적임자란 평가가 많다.

법무부 장관 기용설이 나오는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과의 사이에서 검찰 조직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있다. 검찰에선 검찰개혁 법안 논의에 당사자인 검찰이 배제됐다는 불만이 많았다. 조 수석은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 법안을 사실상 주도해 온 인물이다. 이 때문에 조 수석이 법무부 장관으로 자리를 옮길 경우 윤 차기 총장과 마찰을 빚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윤 차기 총장 사퇴를 요구해온 야당이 문 대통령의 임명 재가에 반발하면서 향후 정국 경색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자유한국당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윤 후보자는 국회에서 국민이 보는 가운데 위증을 했다. 이런 사람이 검찰총장이 돼 수사한다면 그 결과를 국민이 믿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입장문을 내고 “문 대통령이 야당 시절 ‘불통’이라고 그토록 비난하던 이명박 정부가 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을 강행한 장관급 인사는 5년간 17명이었다. 문 대통령은 2년간 16명으로 신기록 수립은 이제 시간문제”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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