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소득격차 4년만에 개선됐지만 경기둔화 그림자도

김용진 | 기사입력 2019/05/24 [09:29]

1분기 소득격차 4년만에 개선됐지만 경기둔화 그림자도

김용진 | 입력 : 2019/05/24 [09:29]

 지난 1분기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사이의 소득 격차가 4년 만에 개선됐으나 시장소득 상황이 호전됐다는 판단을 내리기엔 이른 것으로 평가됐다.

지난해 급증세를 타던 고소득층의 소득이 기저 효과 등에 따라 감소로 돌아서고 저소득층의 그간 급락세가 진정된 데 따른 영향이 커서다.

아울러 자영업 경기 부진 여파로 저소득층으로 떨어지는 가구 이전 현상도 주목할 대목이다.

통계청도 확연한 개선보다는 좀 더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는 유보적 입장을 내비쳤다. 

▲     © 국민정책평가신문

◇ 소득 5분위 배율 4년 만에 개선…고소득층 소득 줄고 저소득층엔 정책효과

통계청이 23일 공개한 '가계동향조사(소득부문) 결과' 자료를 보면 2019년 1분기 가구원 2인 이상 일반 가구의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5.80배로 전년 1분기(5.95배)보다 개선됐다.

5분위 배율은 1분기 기준으로 2015년 이후 4년 만에 처음으로 하락세로 전환했다.

5분위 배율은 소득 5분위(상위 20%) 가구원 1인이 누리는 소득(균등화 처분가능소득)을 1분위(하위 20%) 가구원 1인이 누리는 소득으로 나눈 것이며, 그 값이 클수록 소득분배가 불균등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처럼 1분위와 5분위 간 격차가 줄어든 것은 1분위 명목소득의 감소폭이 큰 폭으로 축소(작년 1분기 -8.0%→올해 1분기 -2.5%)된 데다, 5분위 소득이 감소로 전환(9.3%→-2.2%)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에 1분위 명목소득은 급감하고 5분위는 급증세를 보인 것과 대조적이다. 5분위 소득은 1분기 기준으로 2016년 1.8%, 2017년 2.5%, 2018년 9.3%로 지난 3년 연속 증가 폭을 키워오다 이번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통계청 관계자는 "1분위의 소득 급락이 멈춰서는 모습이지만 5분위는 근로소득이나 사업소득 부진이 나타났고 특히 전년도 상여금 역기저효과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역기저효과가 생긴 것은 2017년 노사합의 지연으로 주요 기업을 중심으로 상여금이 작년 1분기에 지연 지급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통계청은 1분위 소득 감소폭이 축소된 배경으로는 정책효과를 꼽았다.

정부가 지급한 아동수당과 실업급여 같은 사회수혜금과 국민연금, 기초연금의 효과가 1분위의 소득감소 진정세에 영향을 줬다는 것이다. 실례로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기준으로 보면 1분위의 공적 이전소득은 1분기에 31.3% 늘었다.

박상영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시장소득 기준 5분위 배율은 약 9.9배로 통계작성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데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기준으로 5.8배이므로 그 차이인 4.1배가 정책효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5분위의 소득감소에 일회성 기저 효과가 작용한 측면에 비춰보면 1분위 소득 감소세가 올해 들어 진정됐더라도 향후 5분위 배율 개선세가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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