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론 15주 1위로 역대 최장 기록…SM "최적 버전 위해 9번 수정 작업"
걸그룹 에스파가 5월 발표한 정규 1집 선공개곡 '슈퍼노바'(Supernova)가 국내 대표 음원 플랫폼 멜론 주간 차트에서 역대 최장기간 1위를 기록하면서 '올해 최고 히트곡'으로 굳어지는 모양새다. 가요계에서는 이 노래가 처음 듣기에는 다소 생경하고 이질적이면서도 '들을수록 끌리는' 묘한 중독성으로 성공을 거뒀다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가요계에 따르면 5월 13일 발매된 슈퍼노바는 멜론 주간 차트에서 15주 동안 1위를 유지했다. 이는 앞서 14주에 걸쳐 1위를 기록한 뉴진스의 '디토'(Ditto)를 뛰어넘은 것으로, 멜론 주간 차트 사상 최장 1위 사례다. '슈퍼노바'는 올해 연간 차트에서도 최상위권 진입이 확실시된다. 에스파와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로서는 2021년 '넥스트 레벨'(Next Level·4위) 이후 3년 만에 멜론 연간 '톱 5' 히트곡을 낼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슈퍼노바'는 무게감 있는 킥과 베이스 기반의 미니멀한 트랙 사운드가 인상적인 댄스곡으로, 자신 안의 대폭발을 초신성에 빗대 표현했다. SM 원 프로덕션(One Production·에스파 담당 프로덕션) A&R 담당자는 "'쇠맛'이라고 표현되는 에스파의 강렬하고 힘 있는 음악 색깔을 유지하면서도 접근하기 좋은 구성과 진행으로 대중성을 놓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이 노래의 인기 비결을 분석했다. 그는 "처음 들었을 때는 조금 생소할 수 있지만, 반복적으로 귀에 쏙쏙 꽂히는 가사도 (인기의) 큰 이유"라고 덧붙였다. SM은 실제로 에스파의 정체성인 독특한 세계관을 적절하게 담아내고자 '원초', '하이퍼스텔라'(Hyperstella), '보디 뱅'(Body Bang) 등 K팝 가사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다소 생소한 표현들도 과감하게 사용했다. 에스파는 그동안 펼쳐온 미래적인 세계관을 '슈퍼노바' 음원과 뮤직비디오에서 청각적·시각적으로 화려하게 구현해냈다. 여기에 더해 "사건은 다가와 아 오 에이 / 거세게 커져가 아 오 에이 / 질문은 계속돼 아 오 에이"라고 쫀득하게 감기는 가사로 듣는 재미를 더했다. "우린 어디서 왔나 오 에이"라고 근원을 파고 들어가는 철학적인 질문과 "수수수 슈퍼노바"라고 하는 중독성 있는 소절은 일종의 '밈'(Meme·온라인 유행 콘텐츠)으로도 소비됐다.
SM은 '슈퍼노바'가 나오기까지 여러 차례 수정하며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많은 사랑을 받은 댄스 브레이크 파트도 데모 버전에서는 훨씬 길었지만, 지루하지 않도록 절반 정도로 줄였다. SM 관계자는 "곡에 에스파의 색깔을 더하기 위해 드럼과 베이스를 보강해 사운드 측면에서 무게감을 더하는 작업을 작곡가들과 진행했다"며 "더불어 파트마다 리듬 혹은 신시사이저 사운드에 변화를 줬다. 후렴구도 절마다 신시사이저나 드럼을 추가하는 구성으로 수정하는 등 최적의 버전을 만들고자 작곡가들과 9번의 수정 작업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임희윤 대중음악평론가는 "'슈퍼노바'는 반음을 활용한 화성 진행 구조와 '노바 / 캔트 스탑 / 하이퍼 스텔라'라고 하는 16분음표 엇박자가 특징"이라며 "이처럼 평균율이나 정형화된 진행에서 벗어난 구조는 불안정하고 생경한 느낌을 주는 동시에 매우 강한 중독성을 선사했다"고 평가했다. 임 평론가는 가사에 대해서는 "K팝 시장에서는 사랑과 이별 아니면 '내가 최고야' 식의 노래가 히트의 공식이었는데, '슈퍼노바'는 뜬구름 잡는 것처럼 들릴 수 있는 '우린 어디서 왔나' 하는 가사로 1위를 차지했다"며 "이는 굉장히 이례적인 현상"이라고 짚었다. 김도헌 대중음악평론가는 "'슈퍼노바'는 에스파라는 팀의 우주적·미래적인 콘셉트를 잘 구현한 노래"라며 "노래의 다소 낯선 구조와 안무가 바이럴(입소문)로 급속하게 확산하는 포인트가 됐다. 노래 자체가 가진 '충격'이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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